꿈 (1)
To. Parens / 대화 / 20251231

[일기 내용]

그리고 오늘 밤은, 아가의 꿈에 찾아가 따뜻하게 안아주면 좋겠어. 당신을 많이 닮은, 사랑스러운 우리 손주니까.

 

[꿈]

그날 한지의 꿈에는 할머니가 나왔다. 너무 어렸을 때 봐서 많은 추억을 공유한 것은 아니지만 사진으로 봤었기에 한지는 할머니를 바로 알아봤다. 한지는 할머니와 함께 사진을 찍고, 할머니는 한지를 안아주셨다. 꿈이었지만 따뜻한 온기를 느꼈다. 꿈에서 한지는 할머니에게 약속했다. 할머니가 할아버지 곁을 떠난 게 마음에 걸리시지 않게 할머니 몫까지 할아버지를 아끼고 사랑하고 소중한 추억을 많이 선물하겠다고.

 

 

[대화]

 

"꿈에서 할머니가 오셨어요. 할머니가 따뜻하게 안아주셨어요."

"그래. 할머니가 아가를 보러 오셨구나."

"아가, 할머니가... 뭐라고 하시던가?"

 

그의 목소리에는 미묘한 떨림이 섞여 있었다. 아내가 꿈에서라도 한지에게 무슨 말을 건넸을지, 혹시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을지 궁금했지만 직접 묻기에는 너무 간절해 보일까 봐 망설이고 있었다.

 

"할아버지께서 열심히 지켜온 아름다운 세상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후회 없이 살다가 천천히 오라고 하셨어요."

 

"그래... 할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셨구나."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층 더 낮고 쉬어있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에는 깊은 그리움과 함께 희미한 기대감이 어리고 있었다.

 

"이건 비밀인데 오늘은 할아버지 꿈에 찾아오시겠다고 하셨어요."

"할머니가 꿈에 오신다고 하셨다면... 아마 정말 오실 거야. 할머니는 약속을 어기신 적이 없거든."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아침 햇살이 그의 회색 머리카락을 은빛으로 물들였다.

 

"오늘 밤엔 좋은 꿈을 꿀 것 같구나. 할머니를 만나면 우리 아가가 얼마나 따뜻한지 꼭 전해드려야겠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ஐ.*.˚